10년 동안 미쳐서 몰입하면 이렇게 됩니다.
태웅
2024.02.15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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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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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TheB에서 CEO로 일하고 있는 윤태웅입니다. 사실 저는 개발자라서 이런 글을 잘 써본 적이 없습니다. 영어독립단어가 여러분들 덕분에 자리를 잡고 있는 과정에서 저희 프로덕트의 개발과정과 비하인드 스토리를 알려드리면 사용자분들에게 더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글재주가 없지만 용기 내어 글을 써보려 합니다. 글이 두서가 없어도 너그러운 마음으로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첫 번째 글은 무엇을 쓸까 고민하다가 영어독립단어의 정체성이라고 봐도 무방한 신영준 박사에 대해서 글을 쓰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참고로 저는 신영준 박사와 20년 지기 친구입니다. 친구로 직장동료로써 같이 일하면서 제가 지켜본 신영준 박사가 어떻게 영어독립단어를 기획하게 되었는지 이야기를 해보고 싶습니다. 


아시는 분들께서는 잘 아시겠지만 신영준 박사를 한 단어로 정의하면 “똘아이”입니다. 진짜 미치면 밥 먹고 그것만 생각하고, 자기 혼자만 생각하는 게 아니라 옆 사람까지 계속 그것만 생각하게 만듭니다. 예를 들면 저랑 신영준 박사랑 둘 다 삼성 재직 시설에 틈만 나면 저한테 연락을 해서 “이 앱을 만들어보자. 저 앱을 만들어보자” 정말 귀찮을 정도로 아이디어를 공유했던 것이 기억에 납니다. 돌이켜보면 그 중에서 정말 아쉬운 아이디어가 있었는데 바로 스마트폰 알람입니다. 아침에 일어나기가 힘드니까 알람을 끄려면 수학 문제를 풀어야 하고(지금은 비슷한 앱으로 굉장히 성공한 앱이 존재하는데 이 아이디어를 12년 전에 제시했습니다.) 그리고 중력 센서를 이용해서 팔 돌리기로 충분히 스마트폰을 움직여야 알람이 꺼지는 앱을 만들자고 했습니다. 거기서 더 나아가서 최후의 방법으로 알람을 바로 끄지 않으면 미리 입력해 놓은 번호나 랜덤으로 전화번호에서 아무에게나 ‘나는 지금 늦잠을 자서 이 메시지를 너한테 보내는거야’ 이런 식으로 문자를 보내자고 아이디어를 제안했습니다. 그리고 1번 번호로 직장 상사를 넣자고 하였지요. 그때는 솔직히 무시하고 끝냈는데 지금 관련 앱이 성공한 것을 보고 좋은 아이디어였다는 생각이 드네요. (물론 개발 및 마케팅 모두 어려운 영역이어서 했다고 성공이 보장되지는 않았겠지요.) 


그리고 저희는 비슷한 시기에 삼성을 퇴사했습니다. 저는 영국으로 어학연수를 갔고, 신영준 박사는 단어장을 만들겠다고 저에게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게 바로 빅보카입니다. 당시 데이터를 다루는 과정에서 도와주었고, 그게 인연이 되어서 제가 무료앱이었던 “빅보카 퀴즈”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빅보카로 공부를 하려면 책 + 팟캐스트 + 퀴즈앱으로 구성되었던 구조의 한계를 느꼈고, 결국은 웹이나 앱으로 통합된 서비스를 개발해야 한다고 저에게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그러면서 빅보카 퀴즈앱에는 충분히 엄청난 자료가 쌓였고, 우선순위로 배열된 인접단어는 그 어떤 상관관계도 없기 때문에 절대 샘플링으로 퀴즈를 선별해서 다음 레벨로 넘어갈 수 없다는 중요한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빅보카 퀴즈앱으로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필요한 수준의 단어를 제대로 모르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고, 단순히 단어 뜻만 맞추는 퀴즈는 부족하고 독해를 하는 퀴즈를 만들어야 한다는 사실도 당시에 알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빅보카 퀴즈앱을 만든 후 저는 다시 취업을 했고, 신영준 박사는 고영성 대표님과 함께 다양한 일을 하였습니다. 그러면서 자금을 확보했고, 당시 저와 홍석희 이사에게 연락하여 영단어 시스템을 다시 제대로 만들자면서 TheB를 설립하게 되었습니다. TheB를 설립이 벌써 5년도 더 되었다는 사실이 믿겨지지가 않습니다. 영어독립단어 서비스는 고대표님까지 합류하여 정말 혼신의 힘을 다해서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저희 회사 직원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서비스에서 백엔드를 담당하고 있는 ㅈㅇ님, 굉장한 실력자인 ㅌㅎ님 그리고 인공지능과 데이터 분석은 지금은 글로벌 대기업으로 이직하신 ㄱㅎ님이 엄청나게 많은 도움을 주셨습니다. 정답은 없기에 사용자분들과 소통해가면서 정답을 찾아가는 과정은 절대 쉽지 않았지만 그러면서도 서비스가 한 단계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될 때 마다 그리고 데이터 결과가 더 좋아질 때 마다 엄청난 희열감을 느꼈고 지금도 그 맛에 너무 재미있게 일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단어의 수준 자체를 쉽게 만들기 위해 동화 3000개와 보편적 단어를 다 커버하기 위해 NPR 10000개 그리고 수능으로만 시작을 했습니다. 그러면서 사람들이 독해도 좋지만 드라마나 영화 청취도 잘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수렴해서 영화 스크립트 30000개를 분석해서 영화 5000 카테고리를 만들었습니다. 거기에서 더 나아가 공부 진입장벽을 낮추기 위해 회화 2000 카테고리를 프렌즈 드라마 10년치를 분석해서 만들었고, 최고의 명저인 인간관계론 원서 읽기를 목표로 인간관계론 4000이 만들어졌습니다. 최근에는 유튜브 MBA에 줄인 말인 YMBA 6000이 샤크탱크 쇼를 분석하여 완성이 되었고, 조만간 TED를 분석하면 TED 7000이 만들어질 예정입니다. 그러면서 이 모든 카테고리의 교집합인 궁극의 우선순위 1400도 만들어졌습니다. 하루는 신영준 박사가 저한테 이거 교집합 숫자 좀 알려달라고 카톡이 왔습니다. 그래서 왜 그러나 생각하면서 데이터를 추출해줬는데 진짜 신기하게 카테고리가 추가되어도 교집합 숫자가 더 빨리 떨어지지 않고 1400 근처에서 수렴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YMBA로 사실상 백테스트를 했는데 1400에 들어가지 않는 단어는 10개 미만이었습니다. 쉽게 말하면 여러분이 어떤 것을 하셔도 1400 단어는 단 한 개도 절대로 모르면 안 된다는 것입니다. 정말 놀라운 발견이어서 저희 회사는 관련해서 특허 신청을 패스트트랙으로 신청한 상태입니다. 


개인적으로 영어독립단어는 독해 퀴즈를 풀어봐야 그 정수를 제대로 맛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저의 경우도 그랬고, 많은 분들이 단어를 외우면서 예문을 안보는 경우가 정말 많은데 그러면 결국 공부시간대비 아웃풋의 효과가 떨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처음에 어떻게든 학습자들이 예문을 공부하는 것을 돕기 위해 독해퀴즈를 하나만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났고, 판교에서 커피를 마시고 집으로 돌아가던 어느 날 신영준 박사가 빈 칸을 “두 개를 넣는 것도 만들자.”라고 제안하여서 바로 추가 개발을 하였습니다. 베타 테스트 방에서도 반응이 정말 좋아서 조금만 바꿔도 엄청 다른 결과를 낼 수 있다는 사실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신박사랑 같이 고민하면서 어떻게 하면 예문을 더 보게 할까 고민을 하다가 아예 한글 해석이 없는 고급 독해까지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정성 정량 평가 모두를 다 살펴봐도 독해 퀴즈를 풀면 영어실력이 더 많이 올라간다는 것이 증명되었습니다. 반드시 독해퀴즈를 고급 퀴즈까지 꼭 다 풀어보세요. 


그리고 예문은 신영준 박사가 가장 공을 쏟은 부분입니다. 빅보카 시절 예문이 없다는 비난을 절치부심하여 홍석희 이사 아내분인 미국인 켈리 샘에게 직접 예문 작문을 부탁했고, 명언과 스피치는 고대표님과 직접 모았으면, 부족한 부분은 워드히포의 협조를 구하여 예문을 채웠고, 해석은 로크미디어 시절에 함께 일했던 번역가 분들과 함께 작업하였습니다. 그리고 고전 지문은 지금은 전액 장학생으로 하버드에서 박사과정으로 공부중인 미주님께서 직접 다 작업을 해주셨습니다. 예문 관련해서는 정말 눈에서 불이 날 정도로 신영준 박사가 집착을 가지고 일했고, 최근에 초간단 예문과 5살 어린이 예문을 추가해서 정말 좋은 반응을 얻었습니다. 조만간 우선순위 1400과 회화 2000까지는 10살 초등학생 예문도 추가될 예정입니다. 그렇게 되면 회화 2000 경우는 초간단, 5살 어린이, 10살 초등학생, 일반, 인간관계론, 명언, 고전 그리고 통합예문까지 해서 한 단어당 예문에 8개가 되게 됩니다. 제가 벤치 마킹으로 정말 많은 서비스를 검토했는데 이 정도를 예문을 확실하게 제공하는 서비스는 보지 못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장문 예문인 통합 예문은 신영준 박사가 Chatgpt로 직접 다 작업을 해서 만들었습니다.


저희가 만들어서 그런 것이 아니라 적어도 단어공부만큼은 영어독립단어가 전세계에서 가장 완벽한 시스템이라고 저도 자부합니다. 지금도 저희 TheB는 추가적으로 업그레이드 할 수 있는 부분을 계속 공부하고 있고, 상상스퀘어와 콜라보 같은 프로젝트를 진행해서 학습자 분들께서 어떻게 하면 더 지속적으로 공부할 수 있는지 계속 연구하고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어느 정도 한국에서 시스템이 완벽하게 자리를 잡으면 신영준 박사가 노래를 부르는 일본 진출도 당연히 시도를 할 것입니다. 영어독립단어는 원류가 신박사가 고안한 빅데이터단어장부터 시작되기 때문에 총 개발 기간이 10년도 더 된 프로젝트입니다. 개발에 정말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이렇게 자리잡을 수 있게 되어서 너무 감사합니다. 서비스를 이용해주시는 학습자분들에게도 이 글을 통해서 다시 한 번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저를 믿고 함께 일해주는 제 친구 똘아이 영준이에게도 너무 고맙고 정말 멋진 친구라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그리고 건강 좀 잘 챙겼으면 좋겠습니다.)